사람이 차밖에 서있다
유장평, 남, 45세, 귀양사람으로, 모 공공기관의 운전기사이다. 매번 부모의 집에 돌아올 때마다 노인들은 항상 쉴 새 없이 잔소리를 하며 그에게 염불하라고 타일렀다. “염불만 하면 부처님의 광명의 보호를 받게 되고, 한 사람이 염불하면 차안의 모든 사람이 평안하게 된단다.” 그러나 그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는 염불을 하지 않았다.
1999년 겨울의 하루, 유장평은 발차를 하기 전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마치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았다! 평소에 부모의 잔소리가 오늘은 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그는 차에 올라 편안하게 앉은 다음 정신을 가다듬고 모친이 가르쳐준 대로 핸들을 향해 마음속으로 열심히 부처님의 명호를 몇 번 부르고, 또 타이어를 생각하며 열심히 몇 번을 불렀다. 아울러 마음속으로 축원도 하였다. ‘저 본인은 상관없지만 아미타부처님께서 이 차를 탄 사람들이 평안하도록 보호해주시기 바랍니다!’
운귀고원雲貴高原은 귀양貴陽에서부터 안순安順에 이르기까지 평패平壩를 지나면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한 길에다가 깎아지른 절벽이 있고 도로도 비좁았다. 마침 이날은 하늘에서 짙은 안개가 내리고 있어서 유장평은 마음속으로 바싹 힘을 내어 염불하였다. 이때 맞은편에서 갑자기 덤프트럭 한 대가 달려왔다. 그는 마음속으로 놀라고 두려웠으나 여전히 염불하고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가 몰던 작은 차는 곧장 트럭 밑으로 들어갔고, 차의 천장이 완전히 뭉개졌다. 어느새 그는 멍해지면서 브레이크를 밟은 것 같기도 하고, 또 부딪치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였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를 포함해서 차안에 있던 네 사람 모두 뜻밖에 아무 일 없이 차밖에 서있었으며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로 불가사의하다.
(묘음거사 구술, 석정종 정리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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