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스승의 사랑

1

스승 밑에서 수행을 시작한지 한달밖에 안된 제자가 있었다. 

처음 스승의 발밑에 엎드려 입문을 청할적에 제자는  

세상의 모든 욕망을 끊고 오직 영혼의 안정과

평화만을 위해 노력 하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제자의 마음에는 날이 갈수록 현실에 대한 애착만 깊어갔다.

욕망을 끊어야 겠다는 마음은 더욱 욕망에 대한 

집착을 불러 일어킬 뿐이었다.


견디다 못한 제자는 스승을 찾아가 자신의 속 마음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했다.


"스승님, 저는 제마음을 다스리려고 무진 애를 썻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저의 마음은 오히려 세상의 즐거움에 더욱 끌리고 있습니다. 

속세에 있을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사소한 일들까지도 

이제 그것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그리워 지기만 합니다.


도대체 저의 이런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만 할까요?. 

가끔씩 저는 스승님께 알리지도 않고 몰래 이곳을 떠나 

현실로 되돌아 가고픈 충동을 강하게 느낌니다. 

자비로우신 스승님! 제발 제가 이같은 부정한 마음을 

다스릴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요! 

스승님 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십시요. 

스승님 발아래 엎드려 간절히 애원 합니다."

 

제자의 눈물어린 호소를 들은 스승은 조용히 그의 팔을 잡아 일어킨 다음

부드럽고 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얘야. 나는 네가 속으로 얼마나 모진 갈등을 격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가슴속 깊이 새겨져 있는 욕망의 뿌리는 좀처럼 뽑아 버릴수가 없단다.

욕망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은 도리어 욕망의 뿌리만 더욱 깊게 만든다.

만일 네가 욕망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 버리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그 뿌리가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너는 속세로 되돌아 가야한다.

가거라 가서 현실속에서 네가 원하는 욕망을 누리면서

얼마동안 생활해 보도록 하여라.

욕망의 뿌리는 욕망속에서만 찾을수 있단다.

하지만 언제나 자유와 깨달음에 대한 생각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 하여라!

그러면 너의 목적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이제부터 너는 10년 동안 현실속에서 살아가도록 하여라.

자 전혀 두려워 하지 말고 

더 이상 늦기전에 어서 이곳을 떠나 현실로 되돌아 가도록 하여라."



2


제자는 스승의 말에 따라 집으로 되돌아와 결혼을 한뒤

가정을 꾸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위해 정성껏 생활을 이끌어 나가면서도

언제나 스승의 말씀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 했다.

그는 어려운일에 맞닥드릴 때 마다 마음속으로

스승을 생각하면서 자비로운 은총을 간구했다.

그의 세상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세월이 흐르자 그는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루는 그제자의 집에 수행자의 복장을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바로 제자의 스승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지못한 제자의 아들은

남루한 차림의 수행자를 발견하자마자 집안으로 뛰어들어가며 소리쳤다.


"엄마! 문앞에 웬 거지차림의 수행자가 왔어요.


아마 먹을 것을 구하러 왔나봐요.어서 나와 보세요."

제자의 아내는 무척 인색하고 욕심이 많은 여인이었다.


아이의 외침을 들은 제자의 아내는 문으로 다가가

다짜고짜 남편의 스승에게 욕을 퍼부었다.


"아니 아침부터 재수없게 웬 거지야!


어서 썩 꺼지지 못해!! 당신이 진정한 도인이라면


스스로 먹을 것을 챙겨서 다녀야지


왜 못사는 사람에게 와서 먹을 것을 구걸해?"


스승은 제자의 아내가 아무리 지독한 욕설을 퍼부어도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제자의 아내가 제풀에 지처 잠잠해지자

스승은 비로소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는 구걸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나는 이집 주인이며


당신 남편인 사람을 만나러 왔다.


어서 가서 남편을 불러 오도록 하여라."


그 순간 아내의 외침을 궁금하게 여긴 남편이 문으로 나왔다.

그는 문밖에 서 있는 수행자가 바로 자신의 스승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제자는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급히 스승앞으로 달려가 무릅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


'아니 스승님께서 이곳에 웬일로 오셨습니까?

밖에서 서계시지만 말고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제자는 정중하게 스승을 안으로 모신다음 손과 발을 씻을 물과

갖가지 음식을 대접했다. 하지만 스승은


제자의 모든 대접을 물리치면서 말했다.


"애야 이제 약속한 십년이 다되었다. 지금쯤 나는


네가세상에서 원하는일은 다 누려 보앗으리라 믿는다.


자 이제는 나와함께 산으로 돌아가지 않겟니?"


그러자 제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3


"존경하는 스승님. 제 자신은 세상이 줄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다 맛보았습니다.


이제 저는 언제라도 스승님이 계신곳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저야 떠나면 그만 이겠지만 저 어린 것들은 누가돌보겠습니까?


저의 아이들은 아직은 아버지의 보살핌이 필요함니다.


하오니 제가 몇 년만더 이곳에 머물러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아이를 교육시키고 짝을 맺어주는 것은


바로 부모가 해야할 도리이자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스승님!! 제발 저로 하여금 자신이 행해야할 의무를


저버린 비열한 사람이란 소리를 듣지않게 해주십시오."

제자의 말을들은 스승은 아무말없이 자신의 거처로 되돌아 가셨다.

세월이 흘러 스승이 다시 제자를 찾았을 때


제자의 아내는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었고


제자역시 늙은 노인으로 변해버린 뒤였다.


제자의 아이들은 이미 장성하여 제각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스승은 제자에게 이제야말로 세상을 등질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말햇다.

하지만 제자의변명은 끊나지 않았다.


"스승님 당신의 말씀대로 이제 저는 가정을 이끄는자가 행해야할

모든 의무를 다 완수 했습니다.


나의 아이들은 모두 성장하여 제각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 하기에는


아직도 그들은 어리기만 함니다.


그들은 세상의 쾌락에 흠뻑 젖어 잇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책임감도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가 자식들을 떠난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파멸하고 말것입니다. 하오니 스승님!!


저에게 조금만더 시간을 주십시오.


저는 자식들에게 책임감과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가르쳐야만 함니다.

스승님! 제발 저에게 자식들이 온전한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칠 기회를 주십시오. 이 일만 끝나면 반드시 스승님을 따라


세상을 등지고 철저하게 수행에만 전념 하겠습니다."


스승은 이번에도 말없이 돌아갓다.

다시 7년이 흘렀다.스승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제자의 집을 찾았다.


스승이 집앞을 도착해보니 커다란 개가 집앞을 지키고 있엇다.

개를 보는 순간!! 스승은 그 개가 바로 자신의 제자라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


실제로 제자는 2년전에 노환으로 죽고 말앗다.


제자는 죽은뒤 자신이 전생에 지은 업보에따라 개로 태어났다.

개로 태어난 제자는 가족에 대한 애착을 끊지 못하여

자신이 생전에 살던 집을 지키고 있었다. 스승은 곧 바로 개의 영혼을 불렀다.


"얘야! 너는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래 이제는 나와 함께 산으로 가서 수행에 전념할수 있겟지?"


하지만 개로 변한 제자의 집착은 여전히 끈질겼다.


"존경하는 스승님! 저는 확실히 2년전에 이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는 저의 자식들도 물질적으로 커다란 안정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을 질투하고 시기하는 적들이 있습니다.


지난 2년동안 저는 이집앞에서 제자식들을 해치려는


적들을 막아내기위해 온갖 노력을 다햇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스승님을 따라 떠나 버린다면


누가 제 자식들을 지켜주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앞으로 몇 년만 있으면 자식들도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오니 제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몇 년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4


이리하여 다시 10년이 흘러갔다.


스승이 다시 제자의 집을 찾았을 때는


제자의 후생인 개도 이미 죽고 없었다.


스승은 자신의 신통력으로 제자를 찾아 보았다.


제자는 이번에는 무서운 독을가진 코브라로 환생을하여


집에있는 철제 금고를 지키고 있었다!!


스승은 두 번씩이나 환생을 해서도 가족과 집 그리고


재산에 대한 집착을 끊어 버리지 못한 제자가 안타까웠다.


스승은 이제는 제자의 잘못된 환상을 없앨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스승은 즉시 제자의 손자를 불러 이렇게 경고 했다.


"얘야. 집안에 있는 철제 금고 가까이에 아주 무서운 독을 가진 코브라가 있다.

뱀은 아주 위험한 동물이니


어서 없애 버리도록 하라.하지만 절대 죽이지는 말아라.


단지 작대기로 때려 등을 부러뜨린 다음에


나에게 가져 오도록 하여라."


스승의 말을 들은 제자의 손자는 깜작놀라 철제금고를 자세히 살펴 보았다.

그곳에는 스승의 말대로 코브라 한 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앉아

혀를 날름 거리고 있었다.


손자는 즉시 집안 사람들을 불러 작대기를 가져오게하였다.


집안 사람들은 코브라를 빙둘러싼 다음 손에 작대기로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승의 당부대로 코브라가 죽지안고 단지 움직일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윽고 코브라가 축 늘어지자 스승은 조심스럽게


그의 목을 거머줜채 번쩍들어 그의 목에다 걸치고서 집을 나섰다.

스승은 그들에게 코브라가 누구라는 사실을 귀뜸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이 두들겨 팬 코브라가


자신들의 할아버지란? 사실을 전혀 눈치챌수 없었다.


손자의 가족들은 오히려 무서운 코브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스승에 깊이 감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축 늘어진 코브라를 목에걸고 자신의 은거지로 돌아오면서


스승은 부드럽게 말했다.


"얘야 ! 세상 어느누구도 자신의 감각과 마음을 완전하게


만족 시킬수는 없단다. 욕망이란 끝이 없단다.


욕망은 항상 하나가 사라지기전에 수십개의 다른 것들이 나타나는 법이란다.


욕망의 꼬리는 끝이없이 계속 이어진단다.

욕망을 끊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순간 그것을 끊어버리지 않으면

결코 욕망의 고리는 끊기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욕망의 뿌리를 알고 그것을 끊어 버리는유일한 길이다.


욕망을 벗어나는길은 오직 욕망의 이같은 본질을 분명하게


알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란다.


이제 너는 마음의 눈을 떠도록 하여라!


지금이라도 네가 올바른 분별력을 기른다면 최소한


다음 생에서는 완전한 자유를 얻을수 있을 것이다."

스승의 말이 끝나자 코브라로 변한 제자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쳤다.


"언제나 자비로우신 스승님! 스승님께서는 3세에 걸쳐

오직 무한한 사랑만으로 하찮은 저를 보살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욕심에 눈이 먼 저는 언제나 말로만 당신을 따른다고 했을뿐

실제로는 현실의 유혹에서 스스로 빠져 나오려는 노력을

조금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승님께서는 끈질기게 저를 기다리며보살펴 주셨습니다.


이제 저는 그처럼 저를 기다려 주신 까닭을 알게 됐습니다.


깨달음은 다른 어느누가 가져다 주는 선물이나 은총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노력으로 스스로 성취하는 것입니다.


스승님께서는 제가 개로 태어나고, 다시 뱀이 된 이 순간까지

오직 이 한가지 진리를 스스로 깨달을수 있도록 기다려 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세상 사람들이 스승의 사랑이 가장 신성하다고 하는말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수 있습니다.


진실로 어느 누구의 사랑이 스승의제자에 대한 사랑만 하겠습니까?


스승과 제자 사이의 사랑에는 어떠한 이기심이나


다른 의도가 끼어들 수 없습니다.


이제 저는 스승님을 통하여 이 모든 사실을 확 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제 자신의 어리석은 의심과


욕망으로 스승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친 제자는 마지막 힘을 다 짜내어 스승에게


고개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린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숨을 거두었다.


끝(영감을 주는 책의 내용 중에서)

 

Posted by 慧蓮(혜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