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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 내용은 수행의 본질과 화두/ 벽공스님 지음에서 발췌한 내용인데,
문답으로 진행이 되며,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불자님들의 천상과 극락에 관한 이해의 자료로 작게 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올립니다.
조금씩 나누어서 계속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천상의 세계 (1).


"마음을 고요히 해라. 그리고 천상을 관하여 보아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스님의 말씀대로 조용히 집중하였다. 처음에는 뚜렷하지 않았으나 점점 확실해졌다. 제 1천을 관하였다. 그 위 차원의 제 2천, 그 다음 차원의 제 3천, 그 다음 제 4천, 점점 위로 관하여 올라갔다.

그 위의 8천부터는 아래층과는 확연히 구분이 되는 층이 계속되었다. 8천부터는 아래층과는 확연히 구분이 되는 층이 계속되었다. 8천에서부터 시작해서 29천까지만 보이고 그 위층은 보이지 않았다. 순식간에 모든 세계가 스쳐 가면서 이해가 되었다. 그것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스님의 말씀이 울려왔다.
"제 1천 아래 차원도 살펴보아라."
제 1천 아래차원의 세계는 천상과 거의 비슷한 모습이었으나 분명히 다른 차원의 세계였다. "제 4천을 보아라. 나에게 설명해 보아라." "여기에 나는 천인들은 마음이 순수하고 선행을 많이 행한 공덕으로 이곳에 몸을 받습니다.

국토의 넓이는 끝이 없는데, 아래 하늘세계보다는 두 배 정도 됩니다. 그리고 두 곳으로 구분이 됩니다. 한 곳은 성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의 주인은 거룩하기가 한량이 없습니다."
"모습이 어떠한가?"
"눈이 부셔서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대성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 세계는 도솔천이며, 그 분은 내원궁의 미륵보살님이다. 계속 살펴보아라."

"산하 대지와 궁전들이 보배로 치장되고 매우 아름답습니다. 한곳은 그곳보다는 위광이 조금 떨어지고 천인들도 공덕이 좀 못합니다. 그리고 마음에 집착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이곳의 천주는 미륵보살님을 매우 예경하고 있습니다."

"수명은 얼마인가 보아라."
"이곳의 하루는 인간세의 800년에 해당하고 천상의 세월로는 4000년 전후를 삽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시간으로는 한량이 없습니다. 이곳 천인들의 키는 거대한 산과 같습니다. 너무 커서 천인들의 키에 비하면, 인간의 키는 마치 벌레처럼 작게 보일 것입니다."

"음식은 무엇을 먹는가?"
"무슨 음식이든지 생각만 하면 앞에 나타나고 바로 섭취됩니다. 그러나 전생의 복력에 따라 색깔이 조금씩 다릅니다. 여기서도 욕심을 많이 내면 수명이 단축됩니다. 몸은 청정하여 부정한 것은 없습니다. 인간과 같이 핏줄, 힘줄, 변, 오줌 등 부정한 것은 없는데 모든 천상계가 차이는 있으나 다 그러합니다."

"평상시에 늙거나 병이 있는가?"
"없습니다. 늙거나 병은 없지만 죽을 때는 쇠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어떤 것인가 살펴봐라."
"머리의 화환이 시들어 버리거나 몸에 때가 낍니다. 옷도 지저분해지고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오래 앉아 있기를 싫어하게 되는 것과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 등입니다."

"그렇다. 그것을 다섯 가지 쇠하는 상이라 한다. 그 현상은 몸의 기력이 다하고 힘이 다해서 몸에 때도 끼도 꽃도 시들고 하는 것이다. 인간도 기운이 잘 돌지 않고 신체기능이 떨어지면 냄새가 평소보다 더 나고, 한곳에 좀 앉아 있으면 이내 몸이 뒤틀려서 오래 앉아 있기를 싫어하게 된다. 천인이 인간과 다른 것은 죽을 때가 되어야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천인은 죽으면 시체가 남지 않는다.
왜냐하면 화생하기 때문이다. 남녀가 있어서 결혼을 하고 자식이 있는가 보아라."
"내원궁 미륵보살님이 계신 곳은 성스러운 성인들의 세계라서 결혼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곳은 남녀도 있고 결혼도 합니다. 이곳은 손만 잡으면 서로 기운이 통하여 아이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처럼 태로 나지 않습니다.

바로 기운으로 형성되어서 불현듯 나타나며 처음에 크기는 인간의 4~5세 정도 되나, 음식을 생각해서 섭취하고는 곧바로 어른이 돼버립니다. 부모가 양육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전생의 기억을 살려서 천상에 몸을 받은 까닭이 선한 공덕을 지어서 난 줄 압니다. 그래서 더욱더 큰 공덕을 지으리라 결심을 합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얼마 가지를 못합니다. 왜냐하면 여기 저기 오락에 취하다 보면 그 결심은 곧 잊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 아래 제 2천 도리천을 보아라. 그 세계 천인들의 수명은 어떤가?"
"제 4천 도솔천보다는 수명이 반의 반밖에 안 됩니다. 이곳의 하루는 인간의 200년에 해당하고 수명은 1000년 정도 됩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수로는 가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키는 도솔천에 비하면 4분의 1입니다. 복력도 4분의 1로 떨어집니다. 그러나 인간의 키에 비하면 수천 배가 됩니다."

거기는 도리천이라 하고 천주를 흔히 제석천왕이라고 한다. 다른 것도 살펴보아라."
"이곳의 천주는 위력과 복력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이 하늘 세계는 다른 하늘 세계보다 인간계와 더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그렇다. 제석천왕이라고도 하고 옥황상제로도 칭한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한님, 하느님, 또는 한울님이라고 칭하면서 인간들의 삶을 좌우하는 우주의 주인으로 믿어 왔다."

"그곳은 종교가 있는가?"
"이 세계는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너무도 황홀한 세계인지라 진리를 닦을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도리천왕은 석가모니불의 재세시에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어서 진리를 닦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다른 대다수 천인들도 절실하지는 못하지만 성인을 흠모하고 법문 듣기를 좋아합니다. 또 성현의 법을 공경하고 깨달은 이나 진실한 수행자, 그리고 밝은 마음의 사람들을 위호하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잘못 쓰면 위호하다가도 어느덧 떠나가고 맙니다.

하늘 사람들은 인간 세상에 부처님이나 깨달은 성인들이 나타나 법을 설하면 즐겨 경청하기를 좋아하는데, 그 까닭은 대다수 천인들은 전생에 수행을 잘한 사람들이거나 선행을 많이 하여 천상에 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너무 즐겁기 때문에 특별히 수행하지는 않습니다. 천상의 하늘 사람들은 대부분 대동소이합니다."

천상의 세계 (2).

"그렇지. 우리 인간들도 남보다 조금만 앞서도 아만심을 일으켜서 조심하여 마음을 닦으려는 생각을 내지 않는다. 그들이야 오죽하겠는냐! 그러면 천인들의 정신구조를 살펴보아라."

"잠재의식이 압도적으로 발달해 있습니다. 천리 만리를 일순간에 왕래하고 천 가지 만 가지를 동시에 듣고 보는 등 신통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의지가 약한 데다 기억하는 힘이 인간에 비해서 약합니다. 굳이 오래 기억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작 고집을 부려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또 놀기를 좋아해서 진리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공덕이 다하면 다시 전 세상의 업에 따라서 윤회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 천상은 어디라도 공덕이나 선정의 힘이 다하면 수명이 다하고 다른 세계로 타락한다. 천상세계는 종교가 무엇이든 사상이 무엇이든 거기에 태어날 업에 해당이 되면 태어난다. 널리 베풀고 선행을 하여 악한 마음을 품지 않으면 누구라도 태어나는 것이다. 밝은 마음에 의한 복업으로 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도솔천 내원궁만은 공덕만 가지고는 안 되고 선정력과 원력이 있어야 된다. 내원궁은 미륵보살의 위신력으로 유지되는 세상이기에 그렇다. 내원궁은 욕계천이지만 괴겁시 모든 천상이 다 파괴되어도 그곳만은 파괴되지 않는다. 몇 단계 위로 제 7천 마천을 보아라."

"여기도 인간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곳의 천인들은 아래 차원의 천상들처럼 음욕이 남이 있는지라 남녀가 있고 결혼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안하기도 합니다. 이곳의 수명은 제 4천 도솔천의 8배요 복력도 그러합니다. 키도 도솔천의 8배입니다. 이곳의 궁전과 가옥은 칠보로 광채가 찬란하기가 그지없습니다.

국토는 광대하고 더러움이 없고 춥지도 덥지도 않습니다. 이곳의 천인들은 때로는 다른 천인들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귀신 또는 축생의 모습, 드물게 부처님의 모습을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시 몇 단계 위로 가서 대범천을 살펴보아라."
경안은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어느 곳을 말씀하시는지 즉시 알았다. 대범천은 제 11천에 해당함을. "이곳은 생각으로 남성을 생각하면 남자가 되고 여성을 생각하면 여자가 됩니다. 남녀의 구별이 의미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남녀가 없습니다. 따라서 결혼도 하지 않고 생산도 없습니다. 여기에 나는 천인은 스스로 날 뿐 부모를 의지하지 않습니다. 화생으로 나지만 음욕은 없기 때문입니다. 욕심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있다고는 하지만 미세합니다. 수명은 참으로 길어서 '여기서 하루는 인간의 수억년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나이로 수억년은 살게 되므로 인간의 시간으로는 가히 영구적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곳 대범천주는 현겁이 시작될 때에 나서 지금까지 한량없는 세월을 두고 살고 있습니다. 불멸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석가모니불을 뵙고서야 자기도 죽음이 있다는 것을 알고 두려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간혹 전세의 숙업을 신통력이 있는 사람들은 대범천주를 마음으로 살필 수 있습니다. 일부분만 살펴보고는 우주를 창조한 신으로 굳게 믿게 됩니다. 그러면 일반적인 종교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 세계는 선정력이 있어야 태어나는 세상이고 복업만 가지고는 올 수 없습니다."

"제 15천을 광음천을 보아라."
"이곳은 대범천보다 비할 데 없이 수승하고, 선정력이 없으면 복력만 가지고는 올 수 없는 곳입니다. 음욕이 다한 곳인지라 역시 남녀가 없으며, 생각에 따라서 남자나 여자의 모습으로 변성됩니다. 그리고 결혼하는 법은 없습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화생하여 곧 어른이 됩니다.

수명은 대범천보다 16배 정도 됩니다. 이곳은 대화할 때면 입에서 빛이 나옵니다. 그러면 상대방은 자연히 그 내용을 읽고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계가 처음으로 시작될 때에 이곳의 천인들이 최초로 인간계에 많이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스님, 질문이 있습니다."
"무엇이냐?"
"천상은 인간계와는 시간 차이가 많이 나는데,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인간계는 감각으로 느끼는 시간이 천상과는 다르다. 인간은 천인들에 비해서 마음이 매우 초조하다. 그리고 인간들이 처한 환경도 같은 인연으로 만들어졌기에 빨리 변혁한다. 그러나 천상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고 느긋하다. 그에 따른 인연으로 구성된 자연환경도 역시 그렇다. 하루가 이제 저무는 구나 하는 순간 인간계는 수백년, 심지어는 수만년이 지나가고 마는 것이다.

마음이 욕심과 번뇌로 조바심을 치면 이미 타고난 수명도 더욱 단축된다. 사형수가 며칠 만에 머리가 희어졌다는 이야기가 참고가 될 것이다. 우리 인간계는 빛의 속도 속에 살고 있지만, 천인들은 빛의 속도 속에 살고 있지 않다. 당연히 시간개념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차원 자체가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 체계로는 천상세계가 옆에 있어도 만지거나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아무리 이동 수단이 발달하여도 도달할 수가 없다. 차원이 다르면 존재 자체도 모르기 때문이다. 천상의 모든 모습은 정신의 갖가지 차별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의 수준에 따라서 천상의 경계도 달라지고, 또한 모습도 달라진다. 그래서 천상은 실재하지 않으면서도 실재하는 것이 된다.

생각의 차원이 천상이면 곧 천상을 보고 느끼는 것이며, 따로 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차원의 이동에는 우리각 생각하는 거리와 시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시간도 공간도 그 차원 안에 있을 뿐이다. 이 중생계는 서로 엉켜 있지만 자리 싸움을 하지 않는다. 비유하면 거울 속에 논도 비치고 밭도 비친다. 너의 얼굴도 비치고 나의 얼굴도 비춘다. 겹쳐 비춘다 해도 자리가 비좁지 않고 그 위치가 문제되지 않는 것과 같다."

"마천의 천인들은 다른 중생들의 모습으로 마음대로 나타납니다. 간혹 신이나 부처님의 흉내도 낼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게 어찌 마천뿐이겠느냐? 천인들은 다 변화하는 힘이 있다. 마천의 천인들은 전생에 남의 어려움을 대신하여 해결하고 그 선행을 다른 사람에게 회향하기를 즐겨했다. 그 공덕으로 이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를 잘 부린다.

겉모습은 부처님 모습으로 나타낼 수 있지만 거룩한 모습을 다 나타낼 수는 없다. 그리고 위신력도 당연히 다 나타낼 수 가 없는 것이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멸의 이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눈밝은 수행자는 결코 속지 않는다."

극락과 천상

정진을 시작한 지 15일이 되었다.
"경안아, 천상의 세계를 쭉 관하여 보아라. 네가 어느 천에서 생활할 수 있겠느냐? 평등하게 대화가 되고 모든 것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몸의 세계다." "제 12천 대범천까지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대범천도 상층부는 잘 되지 않습니다."

경안은 상층부는 능히 자유롭게 살필 수는 있었으나 체감으로 보고 듣고 같이 느껴지지가 않았다. 우리 실생활 속에서 사는 계층이 다르면 옆에서 볼 수는 있어도 같은 수준으로 생활을 못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냐? 어느 천상이라도 차별이 있다. 형상이 있는 한 차별이 있는 것이다. 아라한의 세계든 불보살의 세계라도 형상의 세계로 보면 차별이 발생한다.

본래 근본처로 보면 천상과 지옥이 결코 둘이 아니지만 모양으로 볼 때는 아무리 미세한 분자 원자의 세계도 차별이 있는 것이다. 어느 한 세계를 상품.중품.하품으로 나누어서 보아라. 어느 세계까지 생활이 가능한가?"
"대범천은 중품까지만 대화가 되며 같이 오락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음식과 옷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아라."

"중품까지는 옷도 입을 수 있고 음식도 먹을 수 있지만 상품의 천인들이 먹는 음식은 먹을 수 없습니다. 물론 옷도 같은 종류의 옷은 사용할 수 없고요."
"그들의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어떠냐?"
"대범천의 천인들은 선정력에 의한 즐거움으로 음식을 삼아 생명을 유지합니다. 저는 그 음식을 섭취할 수가 없습니다. 음식을 생각해도 상품의 음식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왜 그런다고 보느냐?"
"저의 실질적인 선정력이 미치지 못해서 그런가 합니다."
"누가 일부러 못 먹게라도 하느냐?"
"아닙니다. 공덕과 선정력에 의해 형성된 업의 결과입니다. 따라서 공덕이나 선정력이 약하면 자연히 나타나지 않습니다."
"선정력의 뿌리가 있다고 보느냐?"
"없습니다."

"그런데 선정력이 부족하여 상품의 음식을 섭취할 수 없다는 말이냐? 너의 마음에 무엇이 '된다.안된다, 능력이 있다.없다, 공덕이 있다.없다'를 망령되게 논하느냐?"
"스님, 말씀 따라 과연 그러합니다. 그러나 어쩐지 안 됩니다."
"그런가? 그래 중품의 음식 맛은 어떠냐?"
"향기롭게가 한량없고 인간의 음식 맛으로는 도저히 형용할 수도 없습니다."

"그 아래 천상인 범중천의 음식 맛은 어떠냐?"
"똑같이 선정의 즐거움으로 음식을 삼지만 그 맛은 대범천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층으로 내려갈수록 음식 맛이든 옷이든 대체적으로 못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음식 맛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경안은 대범천 중간까지는 정신의 몸을 나투어서 일상 생활에서처럼 조금도 차이가 없이 먹고 마시고 할 수 있었다. 정신으로 나툰몸이지만 경안의 입장에서는 실상의 몸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물론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러면 아주 지상의 음식을 먹지 않고 살 수도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천상은 희락과 선정력이 음식이기 때문에 자기 선정의 힘만큼만 견딜 수 있는 것이다. 그 이후로 힘이 다하면 천상의 음식을 취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몸을 유지하는 한은 더욱 그렇다. 어디까지나 일시적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선정력이다, 공덕이다.' 하는 망령된 생각에 마음을 두지 말아라. 그리고 나의 말을 들어라."

증가법의 수련이 있었다. 시간이 흐른 후.
스님이 던지는 자비의 창 앞에 경안의 관념은 무참히 꿰뚫리고 부숴져 갔다. 그러자 지금까지 잠재해 있던 자기도 잘 알 수 없는 사고가 하나하나 깨지고 새로 태어나는 것이었다.

이제는 대범천 위의 광천, 소광천, 무량광천, 정천, 소정천, 무량정천, 변정천, 엄식천, 소엄식천, 무량엄식천, 과실천, 무상천, 무조천, 무열천, 선견천, 대선견천, 아가니타천까지 모조리 걸림 없이 동일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상위천으로 갈수록 수명도 배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옷도 화려하고 음식도 달랐다. 또한 생각 따라 나타나는 집의 장엄도 다 달랐다. 어느 천상이든 그 천상 안에서도 차별이 분명하여 크게 상.중.하로 나눌 수가 있었다. 경안은 그러한 모든 것을 그곳의 천인과 동일하게 향유할 수 있었다.

또한 색계천을 너머 무색계천에 속하는 공무변천, 식무변천, 무소유천, 비상비비상천까지도 생활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동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스님이 말씀하셨다.
"천상을 떠나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를 살펴보아라."
"극락세계는 부처님이 계시는 곳과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계시는 곳은 너무도 화려 장엄합니다."

"천상과 극락세계를 비교해 보아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느냐?"
"극락세계는 윤회의 세계가 아닌 부처님의 대정각의 위신력으로 건립된 정토인 반면에 천상세계는 중생의 업으로 이루어진 윤회의 세계이기 때문에 그런가 합니다."

"극락세계 성중들의 모습은 어떠냐?"
"장엄하고 빛나는 모습을 억지로 비교 표현한다면, 가장 훌륭한 천상의 천인과 비교해도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천인의 모습이 인간에 비하면 너무나 뛰어난 것이지만, 극락세계의 성중에 비하면 아득히 떨어집니다."

"그렇다. 이러한 것은 부처님이 이미 경전에 말씀해 놓으셨지만 그것은 실제로 그렇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을 말하여 보아라."

"첫째로, 이곳에는 진리가 있고 깨달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성중은 누구나 다 한생에 깨달음에 들어가 해탈을 성취하게 됩니다. 다시는 악도에 일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곳 성중의 공통된 운명이랄 수도 있고 '업'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천상은 복이나 선정의 힘이 다하면 다시 다른 세계로 윤회합니다. 천상은 깨달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극락세계의 수명이 영원합니다. 그곳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영위되는 세계이고 진리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천상은 비록 수명이 한량이 없다고는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천계는 진리의 세계가 아니고 중생들의 업으로 만들어진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극락세계의 성중들은 신통력이 광대합니다. 진리의 바탕에서 전개되는 신통력이기 때문에 천상의 얕은 복업이나 조그만한 선정력에서 오는 신통력과는 아예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넷째, 극락세계의 집이나 자연 환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장엄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함과 광대함이 두루 다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천상은 아기자기한가 하면 광대하지 못하고, 광대한가 하면 아기자기하지 못합니다. 또 극락세계는 더러움이란 말이나 글자도 없으며, 악도라는 말도 없습니다.

이 세계는 남녀의 성별도 무의미합니다. 욕망이란 말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자가 없는 세계입니다. 여기에 나고자 하면 여자는 남자로 변성되면서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됩니다. 육신의 모습이 남녀를 초월하면 대체적으로 남자의 모습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태어날 때는 여러 가지 색의 연꽃 위에 자기 신심과 수행력의 깊이에 따라 차별로 화생합니다. 그러나 나고 나면은 누구나 똑같아집니다."

극락과 천상(2)

"자연 환경을 보이는 대로 이야기해 보아라."
"극락세계의 모든 물은 감로수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물을 먹고 목욕만 해도 마음이 청량하고 온몸이 충만해집니다. 병이라는 말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모든 대지는 칠보로 장엄되어 있고, 먼지니 더러움이니 하는 말조차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풀과 나무도 온갖 보배 나무로 장엄되어 있으며, 바람에 흔들거릴 때마다 아름다운 음악과 법문이 흘러나와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청량하게 합니다. 극락세계의 모든 대자연은 아미타불의 분신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가 법이며, 실질적으로 법을 설하고 있습니다.

가지가지의 아름다운 새들의 울음소리도 그 자체가 음악이요 법문입니다. 듣는 자로 하여금 생명력을 얻게 합니다. 모든 사물의 움직임은 생각과 의질을 넘어서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그것이 천상과 다릅니다. 천상은 생각을 하면 이루어지지만 극락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성취됩니다. 집이 필요할 때는 자동으로 집이 현신하며, 필요치 않을 때는 사라집니다.

물에서 목욕을 하는 경우에도 물은 자연히 스스로 물의 높이와 온도 등이 조절되므로 극락세계의 성중은 그러한 곳에 마음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항상 최상의 깨달음에 의한 대열반의 즐거움에 싸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어떤 것도 따로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잘 관찰했다. 지금 극락세계의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법문을 들을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자세히 살필 수는 있지만 먹고 마실 수는 없습니다. 아직 힘이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냐? 그것이 어렵다면 한없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한 가닥 망념만 제한다면 별로 어렵지 않는 것이다. 물론 망념이 무엇이며, 본래 없는 이치도 너는 잘 알고 있다. 생각 이전의 뿌리깊은 느낌이 녹아져야만 몸으로 같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 뿌리 없는 나무는 허공의 신기루와 같다. 전혀 걸림없지만 스스로 나가 떨어진다.

그 까닭은 오랫동안 훈습하여 온 관념 때문이다. 그 옷을 벗어 버려야 한다. 어떠한 장애도 태초부터 없는 줄 굳게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한다. 심지어 몸도 극락세계도 한 눈을 돌이키면 허망할 뿐이다. 그런데 무엇을 일러 무겁다, 가볍다 할 것인가?"
스님의 말씀은 경안에게 감히 숨 돌릴 틈도 주지 않았다.
다시 스님의 도움이 있었다.

시간이 흐른 후.
스님의 구체적인 증가법의 도움이 있자, 경안은 비로소 또 한 번 자각하여 온몸이 뒤흔들렸다.
"부처님을 뵈옵고 법문을 듣고, 음식도 먹고 마시고 해 보아라."
경안은 고요한 상태에서 정신의 몸을 나누어 몸을 날려 부처님 전에 나아가 예배를 드린 후에 한쪽에 조용히 앉으니, 부처님의 낭랑하신 옥음이 귀에 파고들었다. 거기에서 남이 없는 무심심심법을 경청하였다.

그런 연후에 스님의 말씀대로 감로수를 마셨다. 감로수는 몸 구석구석을 청량한 기운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그때 극락세계의 음식이 저절로 앞에 이르렀다. 극락세계의 음식은 진리의 힘에 의한 음식으로 그 맛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 천상의 음식과는 과연 이토록 차이가 날까 할 정도였다. 극락은 대열반의 환희로 음식을 삼기 때문에 음식 아닌 음식인 것이다.

경안의 몸은 숭고한 빛이 나는 옷이 이미 감싸고 있었다. 이리저리 이동하여 극락세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온갖 자연 산천은 성중의 편리에 따라서 가지가지 모습으로 자유 자재로 변화를 보여 주고, 그 넓이는 끝이 없고 성중의 숫자도 헤아릴 수가 없었다.

"스님, 극락세계에 대하여 자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극락세계는 아미타 부처님의 오랜 원력과 위신력에 의하여 이룩된 국토다. 여타 중생계가 중생의 욕심과 집착에 의해 이룩된 세계라면 극락세계는 성스러운 진리에 의해 성립된 세계다. 이러한 불국토는 극락세계 외에도 수없이 많이 있다. 지옥으로부터 아귀.축생.인간.아수라.천상세계를 한 세계라 하는데, 이러한 세계가 천세계가 모이면 소천세계라 하고, 소천세계가 천이 모이면 중천세계라한다.

중천세계가 천이 모이면 대천세계가 된다.대천세계가 한량없이 있는 것을 삼천대천세계라고 하는데, 이러한 세계를 일컬어 윤회의 수레바퀴 속에 있는 사바세계이며 예토라고 한다. 이는 극락세계와 그리고 다른 부처님의 불국토와는 구별되는 세상이다. 그러나 표현상 그럴 뿐 불국토와 사바세계가 결국은 한 몸이다.

여러 부처님의 정토 중에서도 극락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매우 인연이다. 누구나 발원만 하면 왕생할 수 있는 것이다. 천상은 전생에 선행을 닦아서 그 공덕의 힘으로 또는 선정력을 스스로 닦아서 그 힘으로 태어나는 곳이다. 그러한 공덕이 없으면 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막지를 안 하지만 보통의 인간으로 천상에 나기가 힘이 드는 것이다.

극락세계는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한 인도하심을 입어서 나는 것이다. 때문에 간절히 그 세계에 나기를 발원하기만 하면 남자든 여자든 혹은 어떠한 죄인이라도 다 날 수 있는 것이다. 극락세계에 난 성중들은 다시는 윤회에 떨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결정코 성불하기 때문이다.

잘하든 못하든 여하한 구별도 하지 않는다. 자기의 노력이라고는 왕생하고자 하는 발원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다만 의심의 마음을 발원을 하면 변지에 왕생해서 오랫동안 부처님을 뵙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부처님이 이미 <관무량수경> 이나 <아미타경>에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죄업을 많이 지은 자라도 지극히 참회하고 온 힘을 다하여 왕생을 발원하면 임종 후에 곧바로 왕생할 수 있다. 그것은 죄업의 근본이 결정적인 모양이 아니고 허깨비와 같고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기 때문이다. 왕생하고자 하는 마음의 힘이 강하면 문제없이 차고 뛰어넘어서 부처님의 인도하심을 힘입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평상시에 멀쩡하게 딴 마음을 살다가 갑자기 선한 마음을 내어서 어찌해 보려고 하면 아무래도 잘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평상시 부지런히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평소에 준비를 하지 않으면 임종시 몸이 무너질 때에 본래 지은 악업이 발동을 하면 한 순간 이성을 상실하고 만다. 지은 대로 끌려서 다른 곳으로 전도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이 멀쩡하고 이성이 살아 있을 때에 원력을 깊이 새겨 놓아야만 하는 것이다. 모든 업의 결정성이 근본으로 없다해도, 형상이 있는 한 과보를 면할 수 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죄 있는 사람이나 잘 닦은 사람이나 다 같이 차별없이 나느냐?
그것은 그렇지가 않다. 평시에 경을 읽고 수행을 잘하고 많은 공덕을 지은 이는 극락에 태어나도 상품에 나는 것이다. 그래서 빨리 부처님을 뵙고 성인 반열에 들게 된다.

그렇지 못한 이는 한없이 늦게 서야 하품에 나서 부처님을 뵙게 된다. 결국 오랜 후에야 성인 반열에 드는 것이다. 그러나 성인 반열에 들고 나서는 나 같게 된다. 전생에 깊은 수행과 많은 공덕을 지은 이라도 극락세계에 나기를 발원해야만 왕행하게 된다.

업에 따라서 자동으로 나는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다만 선정력이 적멸을 초과한 사람은 부처님의 인도가 없더라도 능히 자력으로 극락에 날 수 있다. 범부는 부처님의 인도가 없을 시는 극락에 이를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자칫 자기가 지은 업대로 다른 세계에 태어나 버리기 때문이다."

"스님, 저의 공부의 힘으로 부처님의 인도가 없더라도 극락에 날 수 있습니까."
"잘 물었다. 네가 일부러 묻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극락도 날 수 있고 천상어디라도 당연히 날 수 있다. 다만 현재 마음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대부분 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소설형태라 더 이해하기가 쉬워 올려보았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慧蓮(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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