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일반인의 죽음과 염불인의 죽음


- 아미타경 핵심강기 중에서

저술: 정종법사
번역: 정전스님
자막: 다음카페 순정시대 편집부


명종의 세 단계


임종에서 명종命終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심식心識에는 이른바 세 단계가 있으니, 곧 명료심위․자체애위․불명료심위(난심위)가 있습니다.
 
첫째는 명료심위明了心位입니다.


명종 상태에 가까워질 때 전5식인 눈․귀․코․혀․몸에는 여전히 작용이 남아 있고, 제6의식도 여전히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으며 심식도 뚜렷하게 깨어있기 때문에 ‘명료심위’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는 곧 사망에 이르게 되면서 사대오온이 흩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은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되지만, 다른 방면에서는 또 아주 분명하게 자신이 곧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처자식과 집안의 재산과 재물 등 평생을 사랑하던 사람이나 물건을 마주할 때 마음속으로 차마 헤어질 수가 없어서 참으로 엄청난 고통을 느끼게 되지요.


둘째는 자체애위自體愛位입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온갖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이때가 되면 몸과 마음은 더욱 더 허약해지고, 전5식은 이미 작용을 일으키지 않아서 눈으로 볼 수도 없고 귀로 들을 수도 없으며, 오직 제6의식의 미세한 생각만 존재하게 됩니다.


이때는 이미 벌써 자신의 일만으로도 힘에 벅차기 때문에 바깥의 처자식과 재물 등에 대한 생각도 내버리고서 오로지 한 가지 생각, 즉 자신의 몸에 애착하고 자신의 목숨을 아끼는 마음만 있게 되기 때문에 ‘자체애위’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맨 마지막은 불명료심위明了心位입니다,


 ‘난심위亂心位’라고도 부르는데. 즉 죽는 순간을 말합니다.


몸에 대해 아무리 집착하고 아껴 봐도 보존할 수가 없기에, 이때가 되면 모든 신체기관들이 기능을 멈추게 되며, 제6의식 역시 신체기관의 기능들이 사라짐에 따라 사라지게 됩니다. 제6의식의 작용이 없으면 윤회환생을 좌우하는 아뢰야식이 떠오르게 됩니다.


이때 금생 및 세세생생의 선업과 악업들이 떠오르게 되는데, 마치 꿈을 꿀 때 제6의식이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순서․논리․조리가 전혀 없고, 시간․공간도 모두 매우 혼란하여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주인 하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바로 이와 같아서 업력의 종자가 떠오르게 되면 마치 한 나라에 국왕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나라에 왕이 없기 때문에 도적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서로 왕이 되려고 다투게 되는데, 이때는 누구의 힘이 강한지를 봐서 그 사람이 왕이 됩니다.


이와 같은 이치로 목숨을 마칠 때 현생 및 역겁歷劫의 선악 업력들이 한꺼번에 떠오르게 되는데, 업력이 나타나면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중에 가장 맹렬한 선악의 업력을 따라서 선악의 굴레 가운데 태어나게 되며, 조금도 자신의 뜻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사람이 빚을 지게 되면 가장 큰 빚쟁이가 먼저 끌어당기게 되고, 마음의 실마리는 여러 갈래지만 무거운 쪽으로 치우쳐 떨어지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보통사람들은 죽을 때 모두 이와 같아서 앞에서 말한 세 단계 중에 어느 단계에 처해 있든지를 막론하고 모두 극심한 괴로움과 두려움이 생기고, 놀라고 당황하여 허둥지둥하게 됩니다.


󰡔무량수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목숨이 다하려 할 때 회한과 두려움이 번갈아 엄습해 온다”라고 하셨는데, 그 뜻은 목숨이 다하려 할 때 후회하고 놀라고 두려운 생각들이 한꺼번에 마음속을 향해 공격해온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후회할까요? 예전에 항상 명예를 위하고 이익을 위하고 가정을 위하고 사업을 위해 살기만 했을 뿐, 여태껏 자신의 생사대사를 위해 고민해본 적이 없었던 것을 후회하고, 과거에 선행을 실천하고 공덕을 쌓지 않았으며 불법을 수행하여 생사대사를 위해 준비해두지 않은 것을 후회합니다.


놀라고 두렵다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갈 것이지를 몰라서 두려운 것이지요.
 
사람이 이때가 되면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른바 전도된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악한 생각이 일어나기도 하고, 삿된 견해가 생겨하기도 하고, 미련이 생겨나기도 하고, 난폭해지기도 하고, 부부간의 애정이 생겨나기도 하는데, 이때에 원친채주冤親債主들도 이 기회를 노리고 와서 방해를 하여 정념을 잃게 만듭니다.
 
아미타부처님의 내영은 명료심위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염불하는 사람은 이상의 상황들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미타불께서 여러 성중들과 함께 우리를 영접하러 오시는 것은 바로 첫 번째 명료심위에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왕왕 임종조념을 할 때 임종을 하는 사람으로부터 영접하러 오신 불보살님들을 친견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염불하는 사람도 비록 죽음의 고통은 있지만 아주 경미하지요.


왜냐하면 아미타불과 여러 대보살님들의 내영이 있어서 부처님의 광명으로 두루 비춰주시고 부처님의 힘으로 보살펴주시기 때문에 마음이 뒤바뀌지 않고 마음이 착란을 일으키지 않으며, 명료심위에서 기쁜 마음으로 정념왕생正念往生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Posted by 慧蓮(혜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