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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을 지키는 신장님과 싸움]

 

(황전스님 글 http://blog.daum.net/dhehdka/7511762)

 

조그만 암자에서 초발심으로 열심히 행자 생활을 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무슨 공부를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하루 세 번 부처님께 예불만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산에서 한 거사님이 찾아왔기에 물었습니다.

“우리 문중이 선학원인데, 부처님 경전을 공부해야 합니까? 아니면 선(禪)공부를 해야 합니까?”

“문중이 선학원이면 당연히 선(禪) 공부를 해야지요.”

“그렇다면, 선(禪) 공부를 하는데 제일 먼저 무슨 책을 먼저 보면 되겠습니까?”

 

“육조단경을 보면,

선(禪)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나는 며칠 후에 육조단경을 구해서 읽어 보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책을 보아야만이 선(禪)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말에 억지로 책장을 뒤적였지만 모르는 선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책을 억지로 절반쯤이나 읽었을까?

도저히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서 책을 덮으려다가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무념(無念) 을 종지를 삼는다.’

 

라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육조단경을 단 한 글자도 이해를 못해서

짜증이 나 있었는데,

무념을 종지를 삼는다는 말에 그만

육조단경을 방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혼자 고래, 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 무념을 종지로 삼으라고! 무념이란 생각이 없는 백치나 바보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뭣, 이따위 책이 다 있어!

그러니까 나보고 바보가 되는 공부를 하라 그 말이여?”

나는 정말로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 날도 습관처럼 새벽 예불을 마치고 좌선을 하는데

그 날 따라 자꾸만 졸음이 오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려고 애를 썼지만 도저히 버티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 쓰러지듯 눈을 감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사천왕처럼 생긴 거인 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한 거인은 큰 칼을 들고 있었고, 또 한 거인은 철퇴를, 또 한 거인은 커다란 쇠몽둥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습니다.

“당신들 누구요?”

 

그러자, 세 거인이 동시에 말을 하였습니다.

“네 이놈, 어디서 감히 육조단경을 집어 던져?

그 경이 어떤 경이라고!”

커다란 눈을 굴리면서 겁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쨌단 말입니까?

세상에 경전이라고 해서 보았는데

‘무념’을 종지로 삼으라고 하니 성질이 안 나겠습니까?

 

나 보고 바보가 되라 그 말입니까?”

 

하고 겁 없이 대들었습니다.

“더 이상 말을 들을 것도 없소. 당장 목을 쳐버립시다.”

하고 한 거인이 큰 칼을 높이 쳐들었습니다.

“그래요? 당장 치시지요!

나는 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앞으로 더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요!

어서 치세요! 어서요!”

하고 내가 목을 내밀자 한 거인이 말했습니다.

“목을 치기 전에 우리가 문제를 하나씩 냅시다.

세 문제를 다 알아 맞히면 살려주고 맞히지 못하면

그 때 목을 칩시다.”

하고 거인들끼리 동의를 하자

“문제는 무슨 문제, 나 그런 것 필요 없으니 그냥 죽이라니까!”

하고 소리를 치며 대들었습니다.

거인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어쨌든 문제나 들어 봐.”

 

하고 칼을 든 거인이 먼저 문제를 내자

나는 바로 답을 말했습니다.

그러자 철퇴를 든 거인이 두 번째 문제를 내자

또다시 바로 답을 말하자, 쇠몽둥이를 든 거인이 문제를 냈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누운 채 두 다리가 위로 올라가고

머리와 팔도 위로 올라가면서 그대로 굳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눈을 떠 보니 어려서 많이 받아본

돛단배라는 벌이었습니다.

 

새벽4시 반부터 오전 11시가 되어도

몸은 풀어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세 번째 문제를 풀어보려고 대 소변은 물론,

목과 손발이 저려오는 것을 참아가면서 아무리 끙끙대도 도대체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할 수 없이 소리를 쳤습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

 

하고 소리치는 순간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로는 경전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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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경의 신장님들]

 

황 전

 

한 동안 나는 오쇼 라즈니쉬가 강의를 한

조사어록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벽암록 해석]을 읽다가

이 책을 다 보고 나면 무슨 책을 볼까? 하고 한 생각을 일으키자, 갑자기 [능엄경]이 떠올랐습니다.

 

나에게는 능엄경이 없었기 때문에

‘어디서 능엄경을 구하지?’

하고 생각을 깊이 하고 있는데, 지리산에서 茶를 만드는 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雨前茶가 나왔는데 시음을 하자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집을 찾아가 녹차를 마시고 있는데

책꽂이에 두꺼운 능엄경이 꽂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내가 차를 마시면서 능엄경을 계속 바라보자

거사님이 내 마음을 알았는지

능엄경을 뽑아들더니 내게 주었습니다.

 

첫 아들을 얻고 나서, 그 기쁨을 부처님께 회향하려고 능엄경 백 권을 사서 다 보시를 하고 딱 한 권이 남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예불을 마치고 능엄경을 보려고 책상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몇 장 남지 않은 벽암록을 다 보고나서 능엄경을 보려는 생각으로 벽암록을 펴는데, 이상하게 똥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능엄경에서는 꽃향기가 났습니다.

 

나는 하도 신기해서 벽암록과 능엄경의 냄새를 번갈아가면서 맡아보았으나 똥냄새와 꽃향기가 갈수록 진하게 풍겨왔습니다.

나는 꽃향기 때문에 능엄경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능엄경 앞에 결과부좌를 하고 10분정도 꽃향기를 맞으며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첫 장을 넘기려고 능엄경을 잡는 순간, 이번에는 꽃향기가 작은 떨림과 함께 온 몸을 감고 도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한동안 그 떨림에 젖어 있었습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매일 매일 시간이 나는 대로 능엄경을 보았으나 도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해가 되던지 되지 않던지 상관하지 않고 그냥 읽고 또 읽다보니 ‘대불정능엄신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인지 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소리를 내어 읽어보려고 해 보았지만 그 발음조차 제대로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리산에 있는 도반에게 이 ‘대불정능엄신주’에 대해서 물어보니, 저녁예불을 마친 후에 요령을 흔들어 가면서 염불하듯이 읽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도반이 시키는 대로 저녁마다 요령을 흔들어가며 능엄신주를 읽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나는 자기 전에 보통 한 시간 정도 좌선을 하다가 잠을 자곤 했는데, 그날은 좌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숨을 자고나서 다시 좌선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옷을 입은 채로 자리에 눕자, 알 수 없는 기운이 온 몸을 감쌌습니다.

나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눈을 떠보니,

법당에 검은 옷을 입은 당당한 모습을 한 남자들이

수백 명이 모여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 남자들 가운데 귀품이 있어 보이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 여인이 관세음보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여인에게 다가서 물었습니다.

 

“혹시 관세음보살님 아니십니까?”

 

“맞습니다. 관세음보살입니다.”

“관세음보살님...”

내가 환희심에 합장을 하자 관세음보살님께서 내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오시면서 그 많은 남자들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신장님들, 이 스님을 잘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많이 지켜봐 주십시오.”

 

그러자 신장님 중의 한분이 말하기를,

“관세음보살님, 이 스님은 아직 性的인 경계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부가 잘 되지 않습니다.”

“신장님들, 머지않아 그 경계를 벗어날 것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많이 도와주십시오.”

관세음보살님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자 모두를 합장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관세음보살님께서 함께 갈 곳이 있다면서 어디론가 가다가 눈을 떠보니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내가 지리산 도반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웃으면서 하는 말이,

“스님, 그 능엄신주는 신장님들의 이름입니다. 스님께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간절하게 신장님들을 부르니 모두 오신 모양입니다. 하하하...”

“그렇다면 스님도 이 신장님들을 만나 본적이 있습니까?”

“그럼요! 만났으니까 스님에게 가르쳐 준 것입니다.”

“그렇습니까?”

 

나는 능엄경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능엄경을 보호하는 신장님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부처님 경전들이 그렇게 대단한 것인 줄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능엄경을 다 읽은 후에,

부처님 앞에 능엄경을 올려놓고,

이 경전을 보시한 거사님 가족에게

부처님의 가피를 부탁하며 절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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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경의 힘]

 

황 전

 

오래 전에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

말단 공무원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다가 어쩔 수 없는 보증을 서 주다보니, 빈손으로 공무원 생활을 청산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아는 사람이 말하기를

“우리 친정집이 여수 한산사 절 밑에 있는데, 아마 방 하나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일요일 날 등산복 차림으로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실례합니다.”

하고 대문을 들어서니 60대 할머니가 마루에 앉아 있다가 나를 보더니

 

“스님께서 무슨 일로...”

하시면서 합장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처음으로 받아본 합장이라 어떻게 답할 줄도 모르고 인사를 하면서 말했습니다.

“할머니 저는 스님이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스님이 아니네. 거사님이 대문을 막 들어오는데 내 눈에는 스님으로 보였습니다.”

나는 할머니라 눈이 좋지 않아서 그러려니 생각하였습니다.

“할머니, 방을 하나 얻을 수 있습니까?”

“방? 방이야 있지, 그런데 거사님은 불교를 믿나?”

“아닙니다. 저는 불교를 믿지 않습니다.”

“우리 집은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방을 내 주지 않아! 거사님이 앞으로 불교를 믿는다면 방을 내주지.”

“그러세요?

저는 아직 불교가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할머니, 믿고 안 믿고는 나중 일이고, 방을 하나 주실 것인지 안 주실 것인지 결정을 하십시오.

할머니, 이 동네 약수가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그 약수터가 어디 쯤 있습니까?”

“약수터? 저 쪽에 있지.”

“할머니, 그러시면 제가 약수터에 갔다 오겠습니다.

그때까지 방을 줄 것인가 주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나는 약수터에 가서 시원한 약수를 마시고 다시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할머니가 방을 공짜로 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나중에야 그 이유를 할머니의 시집간 딸이 와서

내게 말을 해 주었습니다.

내게 방을 공짜로 내 준 이유는,

내가 약수터를 가고 있는데 제대로 가는지 할머니가 담장 너머로 보는 순간,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기면서 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는 것입니다.

 

나는 분명 약수터로 가고 있었지만,

또 하나의 내가 밭 한 가운데에

결과부좌를 하고 합장을 하는데,

하늘에서 일곱 빛깔 무지개 같은 빛이

내 머리위로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고

방을 내 주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집 옆에는 이백여 평의 밭에 농사를 짓고

밭 주변으로는 개집을 여러 채 지어 놓고 개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이 집에서 그런대로 살기는 좋은데 많은 개들 때문에 냄새가 나고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돈이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10여일 후 방 계약 날짜에 이사를 와 보니 개집 앞에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다가가보니 개장에 있던 7,8마리의 개들이 다 죽어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밥을 줄때 까지만 해도 그렇게 건강하던 개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어 있다며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동네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개들이 죽은 것은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내가 이 집에서 불교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량을 청소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이 집으로 이사 온지가 몇 달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집에서 약 500미터 거리에 한산사가 있었지만 절에 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절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할머니의 딸이 친정에 왔다가 나를 보더니 지장경 한 권을 건네주면서 심심하면 읽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별 흥미가 없었지만 주는 성의를 봐서 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몇 장 넘겨보니 꼭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이야기가 적혀진 책 같아서 도로 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지장경을 내 눈에 잘 띄는 마루 선반위에 올려놓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놓아두겠습니다. 심심하면 언제든지 읽어보세요?”

“알았습니다.”

나는 마지못해 그렇게 대답을 하고 다른 일에 몰두하다가 피곤해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꿈을 꾸었는데, 나는 난생 처음으로 우리 할머니와 그 밖의 조상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장경을 아무런 성의도 없이

그냥 몇 장을 넘겼을 뿐인데.

나는 순간적으로 그 책이 보통 책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지장경을 가지고 방에 들어가 손 가는대로 책장을 펴서 읽어보는데,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내 이야기가 거기에 적혀 있지 않겠습니까?

‘지장경 12품: 만약 미래세에 어떤 남자나 여인이 혹은 젖먹이 때나, 혹은 세 살, 다섯 살, 열 살 아래에 부모나 형제자매를 잃고서, 그 사람이 장성한 뒤에 부모나 권속들을 생각하고 그리워함에 어느 곳에 떨어졌는지,

어느 세계에 태어났는지, 어느 천상에 났는지 모르거든, 이 사람이 만약 정성껏 지장경을 3번 내지 일곱 번을 읽으면 알 수 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걷잡을 수 없는 뜨거운 눈물이 온 몸을 적실 정도로 울었습니다.

고아들은 세상에서 잊어진 사람들이며 창살 없는 감옥에서 일평생을 살아가야만 하는데, 그런 고아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분들이 계신다는 생각에 울고 또 울었던 것입니다.

 

나는 그날 밤부터 잠들기 전에 지장경 첫 장에 그려져 있는 지장보살님께 삼배를 올리고

지장경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지장경을 읽기 시작하면 잠부터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잠과 씨름을 하면서 읽고 또 읽었는데 일주일만에 겨우 한권 읽는 꼴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21일 만에 3독을 마쳤습니다.

 

그날 밤 꿈에,

내가 천상에서 어린동자의 몸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은 지옥 구경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 꿈에서는

연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나의 어머님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가 어디에 계시는지 알고 싶어서

21일 만에 또 3독을 하고 나니,

그 날 밤 꿈에 나는 또 아버지가 계신 곳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몇 개의 지옥을 구경하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보다 더 놀라운 것은 책을 건네준 할머니 따님이

오후에 찾아와서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장경을 다 보셨지요?”

“그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어제 밤에 꿈속에서

아저씨와 아저씨 부모님을 보았습니다.

지장보살님께서 벼루에 먹을 한동안 가시더니 갑자기 맑은 물로 그 먹물을 짝! 씻어내 버리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됐다.’

그러시는 겁니다. 거기까지 보고나서

꿈을 깼거든요.”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곧바로 절에 올라가 지장보살님께 삼배를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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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의 신비]

黃田

 

내가 한동안 경전에 심취해 있던 시절 이야기 입니다.

지리산에 있는 작은 암자에 공부를 많이 한 선승이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나는 공부를 하다가 의문난 점이 있으면 찾아가서

법을 묻고 하는 그런 사이였습니다.

 

그날도 나는 지리산을 지나는 길에 그 암자에 잠시 들러서 몇 가지 법을 묻고 있는데,

갑자기 책꽂이에 꽂힌 몇 권의 법화경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선승을 만나러 몇 년 동안 왔지만 법화경이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스님, 죄송합니다만 저는 아직까지 법화경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법화경 여분이 있으면 한 권만 주십시오. 이상하게 오늘은 법화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십니까? 내가 법화경을 인연 따라 보시를 해왔는데 이제 몇 권 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내가 이 법화경 10권을 드리겠습니다. 스님도 인연 따라 누구든 보시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스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스님은 법화경을 내게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스님, 이 법화경은 대단한 경이기도 하지만 대단히 무서운 경이기도 합니다.

이 경을 읽다가 몸이 다친 수행자들이 많습니다. 어떤 스님은 목숨까지 잃었습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아무런 뜻도 모르고 그냥 읽는 경우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법화경의 깊이를 알고자 하면 이 법화경을 읽을 자격이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스님, 경전을 보는데 무슨 자격이 필요합니까?

그냥 인연 따라 보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다른 경전은 몰라도 내 경험에 의하면

법화경만은 자격을 갖추어야 만이,

법화경이 가지고 있는 그 힘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런데 그 자격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스님이 하도 진지하게 말을 해서 믿지 않을 수가 없어서 나는 그렇게 물었습니다.

“그 자격은 수행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딱 무엇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법화경을 읽어 보십시오.

그러면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법화경을 가지고 내 암자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새벽 예불이 끝나고 나면 염불을 하듯 법화경을 몇 편씩 읽어 나갔습니다.

어떤 경험을 기대하면서....

그러나 일주일 동안 3독을 했지만 아무런 경험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그 스님이 법화경을 신중하게 모시라고 나에게 그런 방편을 썼구나 생각하고,

그 스님이 했던 말을 모두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8일째 되던 날, 새벽예불을 마치고 무릎을 꿇고 앉아서 법화경 첫 장을 여는 순간, 온 몸에 전기 같은 전율이 감싸고 돌더니, 내 입에서 나의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아버지! 아버지!’ 하고 부르면서 통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30여분 동안 그 통곡이 끝나자

눈물에 눈이 씻기어 그랬는지는 몰라도

눈이 매우 밝아져 있었고, 항상 가슴을 답답하게 했던 알 수 없는 앙금들이 다 녹아버렸는지 가슴이 펑 뚫린 느낌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법화경을 보시했던 스님을 찾아가 통곡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스님, 축하드립니다. 스님은 법화경 읽을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내가 그동안 백여 권의 법화경을 보시했는데 법화경을 읽고 스님처럼 법화경 읽을 자격을 갖추고 찾아온 사람은 처음입니다. 아마 이제부터 법화경은 물론이지만 다른 경전도 잘 보일 것입니다.”

 

“스님, 어째서 그렇습니까?”

“법화경에는 신비한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전생에 스님이 했던 공부를 이생에 다시 이어줍니다.

그래서 그 법화경의 힘이,

이생에 스님이 지은 업장을 녹여준

것입니다. 얼마나 신비한 힘입니까?”

 

나는 그 스님의 말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는 몰라도,

법화경의 신비한 힘을 경험한 후로는 불법에 대해서

하나를 알면 열을 알고,

열을 알면 백을 알게 되었다.

 

이보다 더 신비한 힘이 어디 있을까요?

 

(황전스님 글 http://blog.daum.net/dhehdka/7511762

Posted by 慧蓮(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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