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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연 이광연님의 체험수기)


나는 언제부터인지 산을 좋아했습니다. 피아노를 다루는 사업을 하는
만치 음악에도 깊이 끌렸지만 말없는 자연이 더 마음을 당겼습니다.
산에 가면 대개는 절을 만나게 됩니다.

저는 산을 다니다 보니 어느덧 산의 핵심이 절 인듯 느껴졌습니다.
절이 없는 산에는 아예 갈 생각을 하지 않게도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절에 가서 염불 수행하는것도 아니고 그저 부처님앞에
가서 합장하고 절을 하고 나서 뜰 앞에 앉아서 멍청히 풍경소리를

듣거나 벽화나 단청한 귀퉁이에 눈길을 던지고 있는 그런 취미일
뿐이었습니다. 서울 근처 산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적으로 절도
어지간히 더듬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절과 친근해지고 스님들과
가까워지고 불법에도 슬그머니 들어와 앉아 있게 되었습니다.

땀을 흘리며 한걸음 한걸음 산에 오르고 큰 나무 밑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멀리 꾸불꾸불 산길 끝에 펼쳐진 절의 모습 그것은
산의 경치라기보다 제 마음의 고요하고 신선한 구석이 되었습니다.

그러는동안에 경전을 대하고 염불을 하고 차차 산에 다니는 재미가
깊어 갔습니다. 그래서 몇번 법회에 나가 교리를 배우고 염불 수행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10년쯤 전의 일이었던가 싶습니다.

그후 불광법회를 만나 부처님의 크신 은덕속에 내가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저의 생활을 믿음의 생활로 차차 바뀌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독경과 염불, 예불로 시작하여 회사에 가서도
반야심경 1편으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출근하려고 차에 올라서도
먼저 반야심경을 암송하였습니다.불광법회에서 공부하면서 과분하게도
법회의 임원이 되어 여러 불자님들과 함께 믿음을 전법을 위한 정진을

하게 되니 하루하루 기쁨을 나날이 새로울 뿐입니다.
몇번인가 어려움을 당했지만 그때마다 부처님께 감사하면서 그 모든
고비를 넘겼습니다. 이제는 더욱 기도 정진하여 믿음의 힘을 키우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하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으니 정말 감사한 나날입니다. 그런 중에 근래 기도를 통해서
특별한 은혜를 입은 사실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지장보살이 주신 아기

불광법회를 만나고서 비로소 부처님의 크신 위덕과 은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상님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백일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조상님께서 극락왕생하시고

저의 누이동생도 보살펴 주시고 형제들을 돌보아 주시기를
기원하고 감사하였습니다.저는 9남매 중에 맏이인데 집안과 형제들에
대한 책임도 컸지만 그무렵 출가한 동생이 소생이 없어 가정불화가
끊이지 않아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개울에서 목욕하고 가까이 있는진관사를 찾아
갔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작은 정성이나마 부처님 앞에 공양올리고
지장보살 앞에 엎드려 기도를 하였습니다.

진관사 부처님은 그전부터 자주 참배한 부처님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기도를 시작하는 날 법당 문앞에 서니 무서운 생각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머리가 쭈뼛쭈뼛해지고 머리카락이 하늘로 올라가는것
같았습니다. 몸은 굳어지고 어떤 전율같은 것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저는 손에 염주를 들고 단단히 마음먹고 법당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한걸음 법당에 발을 들여 놓았을때 그때의 지장보살님과
시왕님의 무서운 상호를 지금껏 잊을 수 없습니다. 크게 노하신
것처럼 저에게는 느껴졌습니다.

어떤 힘이 저를 법당 밖으로 밀어내는 것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도 첫날이니까 물러갈 수가 없었습니다. 기도에는
시험도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만 그렇게 무서운 때는없었습니다.
저는 눈을 꽉 감고 일심으로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경드렸습니다.

스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지장보살경 1품 또는 2품을 읽고 지장예찬
문을 읽으며 백 오십 팔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30분간을 일심 염불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쫒기는 듯 법당에서 나오곤 하였는데 이러한
힘든 경계가 1주일 후에야 바뀌었습니다.

차차 그런 경계가 사라져 1주일이 지난 후부터는 지장보살님이 반겨
주시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독자들은 어찌 장부가
그런 요망한 말을 하느냐고 꾸지람 하시겠지만 저는 거짓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표정이 나날이 반겨하시고 기뻐하시는
표정으로 바뀌었으며

법당 근처에 오기만 하여도 반겨주시는 것이 가슴으로 와 닿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백일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도를 하였고 그 사이에는
오직 환희심과 감사로 나날이 지나갔습니다. 집안 이야기르 드리자면
제 여동생이 충청도 제천에 사는데 결혼하여 10년이 넘도록 아기를
갖지 못했습니다.

집안 어른들은 한결같이 후사를 바랐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채 세월이
흐르니 어른들의 불만이 겹쳐서 불화가 빚어지고 마침내는 몇번이나
친가로 쫒겨 오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일을 여러차례 겪고 나니
친정의 큰 오라비라고 하는 책임에서 고민하다가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자고 하였던 것입니다.

기도를 시작한 후 세달 가까이 되니 임신 소식이 들려욌습니다.
그동안 하도 걱정했던 일이라 믿기지 않더니 드디어 달이 차 금년
봄에 아들을 순산했습니다.병원에서 의사는 난산을 예고했습니다만
저는 부처님만 믿고 아들 순산을 선언하고 집에 왔더니 과연 꿈만
같은 일이 이루어졌습니다.

백일 기도를 마친 저는 계속하여 또 백일기도에 들어갔는데 하루는
희한한 꿈을 꾸었습니다. 어떤 분은 또 꿈이야기냐 하시겠지만
이 꿈은 정말 꿈같지 않은 꿈이었습니다. 새벽녘인데 꿈 속에 어떤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키는 보통보다 약간 작은편이고 남루한 한복
차림에 아무렇게나 수염이 났으며 머리에는 갓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너의 덕을 입어서 내가 좋은
데 간다. 그래서 인사하러 왔느니라.
나는 장호원 할아버지라고 한다." 저는 반문했습니다.

"누구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런 인사 받을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하였더니 서울 장위동에 사시는 저의 아저씨를 모시고
왔습니다.그리고서는 "이 사람이 내 손자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역사물 TV에서 보던 포졸형식을 한 두사람이 나타나서
그 노인을 모시고 갔습니다. 그리고 금방 다시 돌아왔는데 그때
노인은 새옷으로 갈아 입었고 그것은 옛 장군복 같았습니다. 저에게
가까이 와서 거듭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포졸 형색을 한 사람도
합장하고 정중히 인사하고 노인을 모시고 갔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실감있는 꿈이었습니다. 아침에 잠이 깨자 저는 이상한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저는 일찍이 그런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진관사에 가서 기도하고 그 길로 사무실로 나가
당숙모댁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당숙모는 올해 83세이신데 16세에 시집오신 저희 집안의 산
역사이십니다. 전화로 "장호원 할아버지가 계셨습니까."하고 물으니
형상을 물으셨습니다. 제가 본 대로 형상을 말씀드리니, "내가
그 할아버지를 뵙지는 못하였지만 그러한 할아버지가 계시다는
말은 들었다. 그런데 너는 그 할아버지를 어떻게 아느냐."하셨습니다.

저는 그동안 조상님을 위한 기도이야기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당숙모는 "참 잘했다. 나는 천주교를 믿고 있지만 조상님을 위해서
그렇게는 해보지 못했다. 너는 참으로 잘했구나"하시며 기뻐하셨습니다.

이 사실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지. 경전 말씀에 일체중생이
미혹하여 어둠을 방황하고 불보살님이 능히 이를 구원하신다 하였고
일심으로 염불 기도하면 모든것이 이루어진다고 한 것을 생각할 때

신기하기도 하지만은 우리가 알수없는 세계에서 일어난 현실의
한 단면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의 조상님은 확실히
이름모를 분까지 모두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꿈에 본 무주고혼

그런데 저에게는 저의 생친이 계시고 또 큰아버님이신 아버님이
계십니다. 말을 바꾸면 큰아버님 앞으로 몫이 지어진것입니다.
두 어른 모두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신 지 오래입니다.

저는 편모 슬하에서 자란 까닭인지 아버님에 대한 사모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습니다. 부처님 법을 믿으면서부터 제사는 정성드려
올렸지만 그래도 모자라는 듯하여 백일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개울에 가서 냉수욕을 하고 진관사에 참배하고 지장보살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스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지장경을 독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염불하며 예배하고
예배하며 염불하는 것으로 정근 일과를 삼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기도에는 아버님을 위한 기도와 아울러 저의 기도인연
으로 무주고혼들까지도 모두 부처님 은혜를 입기를 기원했었습니다.
저는 매일 기도 일과를 정확히 지켜 나갔습니다.

그런데 100일 기도를 하면서 홀로 정근하고 부처님앞에 약간의
공양을 올렸을 뿐 무주고혼들을 위하여 시식은 8월18일 회향날로
잡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지고 진관사 개울에는
빠알간 꽃물이 다 흘러가고 어느덧 여름이 한창인 때였습니다.

그때가 7월말 경이었는가 합니다. 새벽 늦게 꿈을 꾸었습니다. 저는
낯익은 진관사 일주문 안에 서 있었습니다. 그건데 별안간 수십,
수백명의 낯설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저를 둘러쌌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진관사를 향하여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저를 둘러 싸며 "배가 고프오, 못살겠소. 어서
먹을 것을 주오."하고 일제히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저는 말하기를
"오는 8월 18일까지 기다려 주시오. 그때는 소참이나마 준비해서
대접하겠오."하였으나 저들은 막무가내였습니다.

"배가 고파 못견디겠오. 어서 밥을 주시오." 하고 외치는 것
이었습니다. 저는 잠시 난처해졌는데 순간 저의 곁에 위풍이 당당하고
키가 9척이나 됨직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대대장이오. 이대로 있어서는 아니니오. 우리 병력을
풀어야 하겠오. 객귀들 하나라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하오."
하더니 금방 일단의 병력이 나타났습니다. 모두가 군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군모와 군복이 배당되어 곧 입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팔짱을 끼어 스크럼을 짜고 빈틈없이 줄을 서서
전진하였습니다.그런데 여전히 저들은 밥을 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저는 그 속에서도 20일만 기다리라고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는데
저 대대장이라는 사람을 말하기를

"저들에게 무엇인가 먹여야지 그냥 두면 안된다."하더니 어디서 날라
왔는지 큰 밥통에 밥과 나물이 운반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비빔밥을 만들어 군대용 반합에 담아서 우리 군인들이
숟가락으로 퍼서 저들을 먹였습니다.

수백명의 군인들이 한줄로 서서 그 앞에 밥을 먹겠다고 모여들어
웅성대는 군중들에게 큼지막한 숟가락으로 비빔밥을 쉴사이 없이
퍼먹이는 광경은 참으로 장관이었습니다. 한참동안 그러는 사이에
거기에 모여 있는 모든 객귀들을 배부르게 먹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앞서의 대대장이라는 9척이나 되는 사람이 앞에 나와
일장연설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좀체 들어보지 못한 훌륭한 법문을
설하는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너희들은 마음이 어두워 이런 고생을
한다. 마음을 밝히자면 부처님을 믿어라.

그리고 이제까지 저지른 잘못을 참회하라. 그리고 부처님 믿고
염불하여 극락세계에 나아가라. 이번에 너희들이 배부르게 먹고
극락세계에 가는 것은 법연거사의 은덕이니 그 은혜를 잊지 말라"

이말을 들은 군중들은 일제히 저를 향하여 절을 하며 감사인사를 하고
기쁜 얼굴로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대대장이라는 사람은 또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혹 기독교신지가 있으면 손을 들어라"하니 역시 여러
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들에게 말하는 것 이었습니다.
"너희들은 법연거사의 은덕으로 하늘나라보다 더 좋은 극락세계로
가게 된다."

하며 앞서 말을 기독교적 표현으로 바꾸어 되풀이하고 나서
"법연거사에게 감사하라"하였습니다. 역시 그들도 앞으로 나와 저에게
각별한 인사를 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눈으로 보는듯
생생한 것은 그들의 기쁨에 넘치는 얼굴입니다.

그것은 흡사 법회를 마치고 나오는 저희들의 얼굴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꿈을 꾸고 나서 '객귀'라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
듣는 말이라 스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것은 '무주고혼'이라는 말씀을 들었을때 저는 비로소 이번 기도의
목표인 선망부모와 무주고혼을 위한 기도가 성취됐음을 알았습니다.
사람은 죽으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죽음을 넘어선 영원한 생명이
있는 것을 다시 실감합니다.

분명히 인간은 육체나 현실생활이 다가 아니며 사후 영혼의 생활만도
다가 아닌 불멸의 세계가 또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도에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저와 같은 제가불자의
독경,염불의 공덕이 경전말씀 그대로 불가사의하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은,지장보살은 절에서만 부르는 것이라 하는데 이 말은
정말 잘못된 말입니다 또 한가지는 중생세계에는 무주고혼과 같이
시장(배고픔)을 견디지 못하는 불쌍한 중생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을 누가 보살펴 주고 구재하여 밝은 길로 인도하여 주겠습니까?
불법만이 제도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진정 우리 부처님만이
모든 생명을 밝히고 구원해 주는 영원한 광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효성을 일으키고 자비심을 일으켜 조상님과 무주고혼에게
부처님의 법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83.12월)



출처: 산이 다하고 물이 다한곳에 (43인의 불교신행수기), 불광출판사
법연 이광연님의 체험수기

Posted by 慧蓮(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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