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아타불, 아타불

 

(능행스님 글)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좋은 일도 못하고 죄만 짓고 살았는데...... 저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죽음 앞에서 불안해하는 환자에게 나는 아미타불을 부르게 한다.

아미타불은 영원한 생명의 빛을 의미한다.

임종시 아미타불은 우리의 영혼을 맞이하려 오신다

 

이러한 믿음은 내가 죽어가는 환자들 곁에서 염불하면서,

임종한 환자들은 통해 실제로 경험한 사실

이다. [극락왕생 사례 게시판의 능행스님 글(닉네임: 정토마을)을

 고하세요  http://cafe339.daum.net/_c21_/bbs_list?grpid=2LVx&fldid=ZEF ]

 

 

마지막 한 호흡까지도 염불을 하셨던 육십칠 세 할머니. 환자가 임종한

병실에선 미묘한 향기가 진동하였고. 부처님께서 자신을 데리러 왔으니

극락으로 먼저 간다고. 스님도 나중에 그곳으로 오시라고,

그곳에서 다시 만난자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시고는 웃으면서 가셨다

 


예순네 살의 위암 환자는 종교가 없는 분이셨다.

차분하고 강직해 보이시던 환자는 늘 "나는 나를 믿는다!" 라고

말씀하시는 2남 3녀의 아버지였다

무엇을 믿는냐고 물어보면 "착하게 살아왔으니 착한 곳으로 가겠지유"

하시면서 웃곤 하셨다

 

 

다가가서 "착한 곳을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알려드릴까요" 했더니 그러라고 승낙하셨다

 

"자~ 이렇게 하면 저절로 길이 생기게 될 거예요"

 

"어떻게유......?"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 하고 주문을 계속 외우면 착한 곳으로 가게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좋아라 하셨다. 그 후로 환자는 아미타불의 '미'자는 꼭 빼먹고

 '아타불, 아타불' 하시며 염불 하셨다

 

 

 내가 "아미타불인데......" 그러면

 "기운이 없어서......" 하시며 또 "아타불......" 그렇게 두어 달 하시고 떠나기 나흘 전,

 손을 흔들며 나더러 들어와 당신 곁에 앉기를 권하셨다.

 

 

 "저기, 그게 꿈은 아닌 것 같은디...... 스님 주문 때문에유. 길이 다 만들어졌시유.

 그래서 지가 저승에 갔다 온 것 같은데유"

 

 "어떻게요?"

 

"'아타불' 하면서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데, 아 저 마당에 여러가지 꽃으로

 만들어진 엄청 좋은 마차가 서 있고, 어린아이가 날더러 타라고 해서 탔더니

 꽃마차가 연꽃이 무지하게 많이 핀 들판을 지나서 엄청 긴 다리를 건너 꽃과

 나무들이 끝없이 늘어선 길을 한참 달려가더만유. 그러다 내리라 해서 내렸더니

 이제 이곳에서 살게 될 거라더만유".

 

 

목이 말라서 개울에 흐르는 맑은 물을 먹어도 되겠냐고 아이에게 물었더니

그러라고 해서 마셨는데 물맛이 달고 시원한 게 그리 상쾌하고 좋더란다

 

"그동안 물먹기도 힘들었는디...... 창자가 다 시원하데......"

 

빛이 하늘에서 아지랑이처럼 당신 몸에 설설 내리는데 몸이 새털처럼 가볍고

좋아서 병이 다 나은 줄 알았다고 하신다.

 

"그런데 어떻게 돌아오셨어요?"

 

"그 애에게 부탁했지. 내가 살던 데 잠시 갔다 와야 할 일이 있다고......"

 

소도 새끼 낳을 때가 되었는데 어떻게 하라고 일러 주어야 하고.

작은애(작은 아들은 객지에서 번 돈을 모아 아버지께 소를 사 드렸고,

아버지는 소를 키워 새끼를 낳으면 팔아서 통장에 작은 아들 몫으로

저축을 하셨다)결혼식 때 집이라도 한 칸 사주려고 모아둔 돈도 집식구에게

맡겨야 하고...... 정리할 게 있다고 잠시만 같이 가자고 했단다

 

"좋았시유...... 암만, 그만하면 최고지."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보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아내가 퉁명스런  목소리로 "나도 없는디, 그기가 그리 좋시유"

 

하시자, 고개를 끄덕끄덕하시며 웃으시더니

 

"당신도 애들하고 잘 살다가 그기로 와"

 

"저 양반 참말로 죽을란갑네. 그기가 어딘 줄 알고 찾아가유."

 

"저기 시님께 물어보면 되야."

 

흘 동안 평안히 더 계시면서 아들딸  다 만나보고, 새끼 밴 소도 부탁하시고,

베개 안에 넣어둔 통장도 위임하시고, 가무잡잡하고 마른 얼굴에 환한 미소를

아내와 나에게 선물로 주시고 '아타불, 아타불'을 부르면서 가셨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불교 호스피스(http://www.jungtoh.org/)에 원력 크신

능행스님의  저서   ('이 순간' 2010년 4월 발행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10165941IN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慧蓮(혜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