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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놀라게 한 ‘환생’ 이야기
2012.04.30 19:07 입력

[시사중국] 청나라 강희제 시기, 강소(江蘇) 지역에 유수(鈕琇)라는 학자가 있었다. 그는 직언을 서슴치 않는 청렴한 관리였으며 많은 명작들도 남겼다. 그의 저서 ‘고잉(觚剩)’에는 황제를 놀라게 했던 한 여아의 환생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 * *

 

북경성 동북 지역 한 평민 집에서 갓 태어난 여아가 바로 입을 열어 “나는 조정 관리인 정렴(鄭濂)의 부인인데 왜 내가 여기에 있나요? 지금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부모는 곧장 사람을 시켜 정렴이라는 사람이 사는 곳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정말로 집에서 2리 떨어진 곳에 정렴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부모는 그 같은 사실이 너무나 신기했지만 비밀로 한 채 여아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

 

여아가 자라서 걸을 수 있게 되자 더는 기다릴 수 없었는지 정렴의 집을 찾기 위해 혼자 마을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그래서 부모는 딸이 혼자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항상 문을 지키고 있어야 했다. 아이는 하루하루 자랐지만 정렴의 집으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은 조금도 변치 않았다. 매일 그렇게 지키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아버지는 할 수 없이 정렴의 집으로 찾아가 사실대로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정렴은 가마를 준비해 당시 8살 된 이 여아를 맞이하러 갔다.

 

정렴의 집은 넓고 방이 많았는데도 여아는 전혀 낯설지 않은 듯 바로 안방을 찾아 들어가 남쪽을 향해 앉은 채 많은 사람들에게 말했다. “내 아들과 며느리는 어디에 있느냐? 빨리 나를 만나러 나오지 않고…….” 사람들은 아이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입을 막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마침 정렴이 밖에서 들어오자 여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별한지 오래 되었는데 저를 알아보시겠는지요?”라고 하면서 자신이 전생에 입었던 옷과 신발을 찾아냈는데 정렴의 부인의 생전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정렴은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그날 여아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런데 상황을 보고 들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이야기를 퍼뜨려 그 지방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황궁까지 소식이 전해졌다.

 

소문을 들은 황제는 놀라 정렴을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다. 황제 앞이라 정렴은 거짓을 고할 수 없어서 사실대로 말했다. 정렴의 말을 들은 황제는 뜻밖의 명령을 내렸다. 여아의 전생 부부의 연을 이번 생에도 다시 맺으라는 것이었다. 정렴은 급히 사양하며 “나이차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미 손자까지 봤는데, 이 늙은이와 어린 아내가 서로 부부라고 부르면 입장이 곤란할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황제는 “천명을 거역할 수는 없지 않는가?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면 그때 혼인하면 되지 않는가? 누가 그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결국 여아가 10여 세가 되었을 때 정렴은 황제의 명에 따라 혼례를 올리고 금생에 다시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됐다.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2&category=10&no=2075
Posted by 慧蓮(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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