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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세계에 대하여 (공파스님)

극락세계는 열반이 아니다. 열반의 세계가 바다라면 극락세계는 큰 강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곳은 일체중생들이 궁극적으로 회귀해야 하는 정점지가 아니다. 그러나 큰 강의 흐름에 일단 합류하게 되면 바다가 끌어당기는 흡인력에 의해 자연히 바다에 유입되어 지는 것처럼 극락세계에 일단 태어나게 되면 시간의 장단이 있을지언정 언젠가는 반드시 열반의 세계에 무사히 안착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극락세계는 열반이 아니다. 그곳은 열반에 들어가는 행로에 아미타불이 인간완성의 기치로 거대하게 건립해 놓은 수련도장일 뿐이다. 그곳에서 수련을 마친 부처들이 시시때때로 배출되어 인연따라 전 중생세계에 고루 나타나서 그들을 제도하고 그들을 교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극락세계는 부처를 생산해 내는 거대한 부처학교라고 표현할 수 있다.

사실 이 사바세계는 부처가 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우주 중생계 가운데서도 가장 열악하기로 소문난 곳이기 때문에 이 사악한 세상에서 공덕과 선행을 부지런히 닦아서 성불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일단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극락세계에 가 태어나기만 하면 공덕과 선행을 닦는 데 있어서 전혀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그곳에 왕생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미타불 밑에서 하루 동안 선행을 닦으면 이 세상에서 수만년을 힘들게 선행을 닦는 공덕보다도 더 수승하고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처럼 그곳은 학군적으로 이 우주 가운데서 가장 완벽한 교육시설을 갖추어 놓고 근기가 나약하고 지혜가 박약한 말세의 중생들을 부처로 양육하는 최적의 교육장소인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곳은 박복하기 그지없는 미완성된 인간을 불러다가 복덕과 지혜가 충만하게 완성된 부처로 양육하는 거대한 인큐베이터 같은 곳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극락세계를 열반의 세계와 동일시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엄격히 말해서 극락은 우주에 무수히 산재해 있는 중생계의 각 행성에서 부처가 되고자 위대한 꿈을 갖고 왕생한 거룩한 수행자들이 아미타 부처님을 모시고 공덕을 닦는 엄격한 수련도량이지 게으르게 안락을 누리며 호의호식으로 태평가를 부르고 무위도식으로 세월만 하릴없이 보내는 그런 곳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곳은 이 지상 어느 곳보다도 더 열심히 수행하고 더 바쁘게 부처님을 공양하면서 더 부지런히 공덕과 선행을 닦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부처님을 믿지 않고 또한 자신도 부처가 되고자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들은 그곳에 결코 태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즉 본인이 직접 그 세계에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끝없는 공덕을 쌓고 하염없이 염불을 하여야 그곳에 태어나는 것이 가능한 일이지, 본인이 지성으로 원하지 않는데 후손들이 아미타 부처님께 통곡으로 애원하고 그를 떠밀다시피 하여 억지로 왕생시킬 수 있는 곳은 결코 아니라는 것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부처가 되고 싶지 않는 사람이 그 세계에 가 태어나게되면 그 출생 자체가 이미 고역이고 더 없이 불행한 일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그곳을 극락이라고 부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아무리 괴롭다 하더라도 이 사바세계에 다시 태어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서로 속고 서로 속여가며 반복해서 또 힘들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은 절대로 그곳에 왕생하려고 노력해서는 결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왜냐하면 일단 그 극락세계에 가 태어나게 되면 윤회의 고리가 완전히 끊어져 버리기 때문에 아무리 이 땅에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부처가 되지 않는 이상 다시 이 사바세계에 인간으로 태어나기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흡사 유능한 인솔자가 되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한 생도가 훈련을 다 마차기 전에는 결코 귀가할수 없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그러므로 가족을 부처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부터 그들을 우주 최고의 명문학교인 극락세계에 입학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 학교에만 입학하게 되면 그들은 완전 장학생으로 최적의 환경과 최고의 캠퍼스에서 끝없는 공덕과 선행을 닦아 모든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영원히 살 수 있는 깨달음의 방법을 완벽하게 배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 학교의 총장은 물론 아미타불이며 임직원들은 바로 수많은 대승의 보살들로 구성되어 있고 지도교수는 사바세계에 자비의 화신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최고의 스승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맡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일단 그곳에 가 태어나기만 하면 모두 다 부처가 되는 것은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부처학교의 입학요건은 환경대학이나 노인대학에 들어가는 절차보다도 더 쉽고 더 간단하여 누구든지 지성스런 마음으로 굳게 발원만 한다면 언제든지 왕생할 수 있도록 아직도 그 대문은 사바세계 쪽으로 주야장창 열려져 있는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으로 행복과 영생을 원하는 자들이라고 한다면 이제 더 이상 그 세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다 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태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극악무도한 죄업을 지은 자들은 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없다. 그리고 또 있다. 불법을 비방하거나 열 가지 악행을 저지른 자들도 엄격히 제외된다. 부처님은 본문에서 그런 자들은 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있는 자격이 상실된다고 단호하게 밝히고 계시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경전들도 다 그렇지만 부처님께서 이 무량수경을 고심 끝에 설하시게 된 이유는 불쌍하게 죽은 영혼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산 사람들을 위하여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영생의 길을 고구정년하게 제시하신 말씀이기 때문에 죽기 전에 이 한 권의 경전을 손에 넣는다는 것은 사실 인생 중에서 가장 큰 행운을 잡는 절호의 순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입이 열리고 골절이 움직이고 있는 신실한 사람들은 오탁이 치성한 이 사바세계를 벗어나 극락세계에 기필코 왕생하여 부처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그분을 염불하고 그분의 공덕을 찬탄하며 그분의 본원에 경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수많은 공덕과 선행을 부지런히 닦아 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이 해야 할 궁극적인 목적이며 지표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자는 최고의 미덕을 닦고 최고의 아름다움을 가꾸게 되어 후일 전 중생들의 영원한 귀의처가 되는 부처가 틀림없이 되게 될 것이다.
나무 아미타불!!

Posted by 慧蓮(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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